2월의 황혼-살라 티스테일
새로 눈 쌓여 매끄러운
산 옆에 서 있었습니다
차가운 저녁 빛 속에서
별 하나가 내다봅니다.
내가 보고 있는 걸
아무도 보는 이 없었지요.
나는 서서 별이 나를 보는 한
끝없이 그 별을 바라보았습니다.
February Twilight-Sara Teasdale
I stood beside a hill
Smooth with new-laid snow,
A single star looked out
From the cold evening glow.
There was no other creature
That saw what I could see?
I stood and watched the evening star
As long as it watched me.
*사라 티스데일(Sara Teasdale, 1884-1933) 미국 시인. 고전적 단순성과 차분하면서도 강렬한 표현으로 개인적인 주제의 짧은 서정시를 써서 사랑받았다. 1918년 <사랑의 노래, Love Songs>로 퓨리쳐상을 받았다.
*장영희의 한마디-2월의 어느 눈 내린 저녁, 맑게 개어가는 어스름 하늘에 별 하나가 떴습니다. 문득 별 하나와 내가 마주 섰습니다. 온 세상에 다른 아무것도 없이 나와 별, 둘만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호젓하고 외로운 정경 같지만 우주 한가운데에 내 마음을 꽂아놓은 듯, 평화와 기쁨이 물밀듯 밀려옵니다.
간혹 그런 순간이 있습니다. 마치 이 복잡다단하고 누추한 세상에서 떨어져나와 4차원의 세계로 옮겨간 듯, 나와 자연과의 완전한 합일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영혼을 물에 담가 깨끗이 씻듯 맑고 신성한 순간입니다.
그런 시인은 왜 하필이면 2월의 저녁이라고 했을까요? 2월은 겨울과 봄이 교차하는 때입니다. 삭막한 겨울을 보내고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 애틋하고 순수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장영희 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샘터)에서
2월의 황혼-살라 티스테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