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속에 답이 있다. -밥 딜런
얼마나 많은 길을 걷고 나서야
진정 사람 취급을 받을 수 있을까.
얼나나 많은 바다 위를 날아야 흰 비둘기는
백사장에서 편안히 잠들 수 있을까. . .
얼마나 많은 포탄이 휩쓸고 나서야
세상에 영원한 평화가 찾아올까. . .
얼마나 오랜 세월을 살아야
다른 이들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 .
친구여, 그 답은 바람 속에 있습니다.
그건 바람만이 대답할 수 있습니다.
음유시인으로 잘 알려진 밥 딜런의 유명한 노래 <바람 속에 답이 있다>의 가사입니다. 오래 전부터 달런에게 노벨문학상을 수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어제 아침엔 그의 시들이 세익스피어나 T. S.엘리엇에 견줄 만하다고 책을 쓴 영문학자 소식도 신문에서 읽었습니다.
딜런의 시는 사람이지만 사람이라고 불리지 못하는 사람들(오랫 동안 흑인 남자는 boy라고 불렀죠), 자유가 없는 사람들, 전쟁 속에서 희생되는 사람들을 위해 ‘사람답게 살 권리’, ‘생명을 지킬 권리’를 놓고 싸우는 저항의 목소리 그리고 ‘다른 이들의 울음소리’를 들을 줄 아는 따뜻한 마음으로부터 나옵니다. 그가 다른 유명한 시인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의 시들은 책 속에 있지 않고 우리 삶 속에 있다는 것입니다.
‘얼마나 오랜 세월을 살아야. . .’라고 딜런은 노래 불렀지만, 거의 40년이 흐른 지금도 변한 건 하나도 없는 것 같습니다.
*Bob Dylan(1941- ) 미국의 대중음악 가수, 작시자, 작곡가이자 시인이며 화가. 열 살 때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고, 그의 노랫말은 미국 고등학교와 대학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문학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1982년 작곡가 명예의 전당, 1988년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였습니다.
*장영희 님(1952-2009). 서강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서강대 영미어문 전공교수로 재직하면서 신체적 장애에도 불구하고 번역가, 수필가, 칼럼니스트 등으로 왕성한 활동을 벌였던 장영희 님은 삶에 대한 진지함과 긍정적인 태도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으며 암투쟁중 2009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저서로는 <문학의 숲을 거닐며>,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등과 많은 번역서들이 있습니다.
바람 속에 답이 있다-밥 딜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