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푸른나무/당신의 하나님은 충분히 크신 분이신가?/2009년 5월>

C.S. 루이스의 사상

사상가로서의 C.S. 루이스를 명확하게 분류해 보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나의 문학비평가로서 그리고 기독교에 관하여 저술한 한 평신도로서 그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지 않으면 안 된다. 예를 들자면 그는 문학 연구자로서는 역사적인 정황과 시적 형태에 초점을 맞춘 전통주의자이다. 그러나 그가 <An Experiment in Criticism>에서 보여준 독자들에 대한 강조는 그가 죽은 후 10여 년이 지나도록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였던 독자들의 반응에 대한 운동(the reader- response movement)을 기대하였다.?그는 사회적으로나 정치적으로는 작은 정부를 주창하는 보수주의자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미국의 보수주의자들과는 달리 그는 정부가 모든 시민들의 건강보험을 가능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믿었다. 그는 1958년 Mary Willis Shelburne에게 보낸 편지에서 “당신이 얼마나 그것을 원하는지를 잘 알지만 경제적으로 제일 불행한 것은 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우리가 갖고 있는 것과 같은 국가건강보험제도가 없다는 것이 당신에게 얼마나 불행한 일인지.. .”라고 기록하였다.

마찬가지로 그의 종교사상도 사람들이 익숙해 있는 어떤 범주 속에 꼭 들어맞도록 집어 넣을 수가 없다.? “자유주의 기독교인”(물론 그런 명칭은 적절하지도 않고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음에도 루이스는 그런 용어를 사용하였다.)이란 용어는 루이스에게는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명칭이 아니다 왜냐하면 그는 초자연주의도 태연하게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예수의 부활과 승천을 믿으며, 기적의 가능성도 믿었고 죽음 이후의 삶도 믿었다. 그가 특히 미국의 보수적인 크리스천들에게 사랑을 받는 이유는 이러한 초자연주의적인 신앙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예리한 지성을 가지고 변론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점에서 그의 생각은 보수적인 크리스천들과는 다른다. 그는 보수주의자들의 성서에 대한 문자적인 접근이나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구약의 모든 문장들은 역사적으로, 과학적으로 진리라고 하는 선재적인 신앙"에는 동조하지 않는다. 그리고 특히 미국에서 일부 보수적인 크리스천들이 크리스천들의 생활양식이라며 어떤 사회적인 제약을 가하는데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는다. 루이스는 10대 때부터 술과 담배를 계속해 왔으며 크리스천들은 그들의 관습을 다른 사람들에게 강요하려고 해서는 안되며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경멸하여서도 안 된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기독교가 아니라 이스람교가 ‘완전한 종교(the teetotal religion)’라고 쓴 적이 있다. 그리고 다른 종교에서 진리를 찾는 자들도 비록 그들이 그리스도를 알든지 알지 못하든지, 그리스도를 통해서 구원을 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정할 준비가 되어 있는 루이스는 크리스천 ‘보수주의’ 보다는 크리스천 ‘자유주의’에 더욱 가까이 있다고 하겠다.

그래서 우리들은 우리 자신의 렌스를 통해서 루이스를 선별하여 읽으려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그리고 그 때문에 우리들의 이해에 도전하여 우리들의 영성이 성장할 수 있도록 자극하는 그의 통찰력을 놓쳐버리기 된다. 루이스의 저술들은 주의 깊게, 철저하게 독서할 가치가 있는 책으로 그렇게 하여야만 그 내용의 풍성함과 복잡함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게 된다. 그러한 독서는 자신의 정황 안에서 그것을 봄으로 시작하게 된다.

기독교에 대한 루이스의 생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의 종교적인 뿌리가 영국국교회전통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엘리자베스 1세 때부터 영국교회는 한편으로는 로마캐토릭 교회와 다른 한 편으로는 과격한 개신교 사이에서 중립적인 노선을 걸어왔다. 영국국교회는 항상 기독교의 핵심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의견의 일치를 추구하면서 핵심적이 아닌 교리문제들에 있어서는 다양성을 허용함으로 신학적인 논쟁을 피하여 왔다. 국교도들은 성 어거스틴의 명제 “근본적인 것에는 일치를, 근본적이 아닌 것에는 자유를, 모든 것에는 자비를” 을 오랫동안 주장해 왔으며 특히 그들의 성만찬에 적용하여 왔다.

루이스의 견해에 의하면 근본적인 것들에는 창조, 타락, 화육(化肉), 예수의 구속적인 죽음, 예수의 부활, 죽은 자의 부활과 재림 등이 포함된다. 루이스는 이러한 것들을 17세기의 위대한 성직자였던 Richard Baxter의 표현을 따서 “’순전한’ 기독교”라고 불렀다. 박스터와 루이스는 mere란 용어를 라틴어 어원인 merus에서 따와서 ‘희석되지 않은’,’섞이지 않은’, 순순한 이라는 뜻으로 사용하였다. 그러므로 그것들은 기독교의 핵심에 자리한 것들이요 어느 시대에나 어느 크리스천들에게나 공통적인 것들이다.

루이스는 신학훈련을 받지 않았으며 항상 자신은 신학자도 아니요 성경학자도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였다. 시편에 관한 그의 책에서 그는 자신이 부딪쳤던 어려운 문제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 다른 비전문인 독자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한 아마추어로부터 다른 아마추어에게” 글을 쓴다고 하였다. 그는 덧붙여서 “나는 건방지게 지시하지 않으려고 각주들을 비교하고 있다”고 하였다. 그는 자신의 기독교 저술 속에 자신의 특별한 재능과 학문적인 훈련을 함께 집어 넣었다. 그는 종종 신앙에 대해 변호하고 지원하는 변증론자로 언급된다. 그러나 그는 자신을 “기독교 교리를 학자가 아닌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옮기는” 번역자라고 불렀다.

문학을 연구한 학자로서 특히 문학사에 깊은 관심을 가졌던 그의 학자로서의 훈련은 그가 성경에 접근하는 방식에 영향을 끼쳤다. 그는 성경이 하나님의 권위 있는 계시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그 계시는 한 고대문화의 문학적인 형태로 인간 저자를 통해서 표현되었다. “성경은 무엇보다도 먼저 문학이기 때문에 문학이라는 전제 없이는 제대로 읽을 수가 없다”. 그러므로 그는 창세기는 창조를 “유행하던 시(詩)의 양식을 따라 서술한 것이라"는 성 제롬(St. Jerome)의 주장에 동조하면서 왜 창세기의 모든 부분이 동일하게 역사성을 가지지 않는가에 대해 문학적인 설명을 한다. 예를 들어 구약성성에 나오는 전쟁기사에서 전쟁에 참여한 군사들의 숫자가 만약 정확한 것이라면 국가의 규모에 비해볼 때 “계속 기적의 연속”임을 알 수 있다. 마찬가지로 “나는 욥기는 역사적 인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욥기는 역사나, 전설과도 상관이 없고 족보도 없는 한 사나이로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며 . . .저자가 분명히 하나의 이야기로 이 책을 썼지 역사를 기록하려고 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계속해서 말한다.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을 운반하는 도구이다” 그리고 우리들은 성경을 단지 하나의 백과사전이나 회칙으로서 사용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을 성경의 음조와 기분에 흠뻑 빠져들어 성경의 전체적인 멧세지를 배움으로 성경으로부터 하나님의 말씀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는 전형적인 또는 “조직적인” 신학자는 아니었지만 그는 하나님의 본성에 대하여 공부하였고 특히 하나님과 인간과의 관계, 하나님과 우주와의 관계에 특별한 관심을 가졌었으며 하나님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상상력의 역할과 크리스천의 삶에 주의를 기울임으로 기독교 사상에 특별한 기여를 하였다. 어떤 크리스천들은 상상력이라는 것을 실제적이 아닌 상상의 것 즉 ‘만들어 낸 것’이라고 간주하기 때문에 경계한다. 루이스는 그와는 반대로 상상력이란 우리들을 실재와 연결시켜주는 도구로 생각한다. 상상력이란 진리의 원천이 아니라 의미의 원천이다

한 중요한 글에서 그는 이성은 “진리의 자연적인 기구이다.? 그러나 상상력은 의미의 기구이다.” 상상력은 아이디어들 사이에 연결을 맺고 관계를 이룸으로 사람들로 하여금 이성으로 이해한 진리를 파악하고 내면화 할 수 있도록 한다. 이미지와 은유와 신화와 심볼을 통해 상상력은 응고되어 있는 진리들을 이해할 수 있게 하며 이해의 시작을 하게 한다. 루이스가 그의 논문 <신화가 사실이 되다(Myth became Fact>에서 기술하였듯이 “인간의 지능은 어차피 추상적 일수 밖에 없다. . .그러나 우리들이 경험하는 현실은 구체적인 것이다. .”상상력은 그 사이에 다리를 놓고 반대되는 것들을 화해시키며 추상적인 것을 구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하여준다."

기독교로 돌아온 후에 루이스는 사람들로 하여금 하나님을 몰수 있도록 하여주는 상상력의 근본 목적을 깨닫게 되었다.

크리스천들의 삶에 관한 그의 첫 번째 책인 <The Pilgrim’s Regress(1933)>에서 그는 하나님의 목소리로 “나는 네가 나의 얼굴과 삶을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너의 감각을 만들어 주었고 이 목적을 위해 너의 상상력을 만들어 주었다.”고 이야기 한다. 루이스는 상상력이 없다면 자신이 크리스쳔이 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의 자서전인 <Surprised by Joy>는 어린 시절부터 계속해서 그의 영혼의 갈망을 채워주었던 이교도들의 신화들과 영국문학을 연구하기 위해 독서하면서 선(善)에 대한 의식을 전수받은 상상력이 풍성한 크리스천 작가들의 책들을 통해서 얻은 상상력이 그가 기독교를 받아들이도록 준비하는데 도움이 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가 Joy라고 부르던 강열한 열망의 상상적인 경험은 그로 하여금 계속해서 결국에는 그에게 성취감을 주었던 대상에 대한 탐구를 계속하도록 하였다. 상상과 환상과 신화는 자체로서 즐겁고 만족스러운 것이기도 하지만 루이스에게 있어서는 신을 가리켜 주는 것이어서 더욱 중요하였다.

?그의 신학적인 저서들 가운데서 상상력이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종교언어(The Language of Religion)>란 논문이다. 그 논문 가운데서 그는 일상적인 언어(“날씨가 매우 춥다”와 같이 일반적인 사실을 서술하는)와 과학적인 언어(“날씨가 13도로 얼음이 얼었다”와 같이 정확하고 감정이 들어있지 않은 서술) 그리고 시적, 또는 상상적인 언어(우리들이 종종 경험해 볼 수도 없고 어쩌면 전혀 경험해 보지도 못한 경험의 질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아! 얼마나 추운지. 올빼미는 털이 많아서 춥지 않겠네”와 같이 우리 안의 감정에서 우러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상대나 경험에 대해 우리에게 주어진 정보에서 나오는 감정을 종종 표현한다)를 구별한다.

과학적인 언어나 시적인 언어는 모두 일상적인 언어를 “인위적으로 완전하게” 한 것이다. 세가지 가운데 어느 것도 다른 둘 보다 “낳다”(better) 고 할 수 없다. 상황에 따라 다른 언어보다 더 적절하고 유용할 뿐이다. 그러나 각자의 언어들은 잘못 사용 한다든지, 잘못 이해한다든지, 잘못 적용한다면 불행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언어의 문제는 성경을 읽는 방법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루이스의 구별에 따르면 성서의 어떤 부분은 일상적인 언어로 쓰여있다.-구약 역사서들의 많은 부분들(창세기, 출애급기, 여호수아, 사무엘 상 하, 열왕기 상 하,역대기 상 하 등)과 복음서와 사도행전의 이야기 부분들이 이에 해당된다. 성서의 많은 부분은 다른 방법으로는 구체적으로 전달할수 없기 때문에 [이미지나, 직접적인 비유, 은유나 이야기]와 같은 시적 표현을 사용하여 시적 언어로 쓰여져있다.(창세기의 앞 부분과 욥, 시편, 비유들, 예언서,계시록 등) 그것은 기계적인 언어나 추상적인 언어로는 표현할 수 없는 신의 실제 경험과 그것이 사람들의 마음과 감정에 영향을 끼치는 방법들을 기술하기 위하여 상상적인 서술을 사용하는 것이다.

루이스는 성경은 물질적인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기술적으로 설명하고 확인해 주는 현대적 의미의 과학적인 언어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한다.(루이스는 창세기 1-2장은 과학적인 언어가 아니라 시적인 언어로 쓰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성서의 어떤 부분은 루이스가 말하는 신학적 언어로 쓰여져 있다. 그것은 추상적인 종교의 문제를 과학적인 문제를 다룰 때 사용하는 과학적인 형태로 표현하려 시도하는 것이다. 특히 바울 서신들은 대부분의 후대의 신학자들이나 변증론자들이 그랬든 것 같이 신학적인 언어를 사용하였다. 루이스는 말하기를 “신학적인 언어는 가르치고, 분명하게 하고, 논쟁을 하기 위해서 때로는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은 종교가 자연스럽게 말하는 언어는 아니다” 고 하였다.

종교의 자연스러운 경향은 시적 또는 상상적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하나님이라 할 때 당신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가라고 묻는다면 당신은 ‘하나님은 사랑이다’, ‘하나님은 빛이다’ 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은 학자요 철학자였지만 루이스는 경험적인 언어가 추상적이고 전형적인 신학의 언어보다 기독교의 핵심을 이해하는 데에는 더 적절하고 만족스럽다고 주장한다. 그것은 특히 이교도들이나 성서의 신화들을 포함해서 이야기의 경우 더 그러하다. 이와 같은 이해가 문학도인 루이스로 하여금 기독교의 진리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그는 이론적인 것이나 상상적인 것이 현실에 접근하는데 별개의 것이거나 대치되는 것이라고 보지 않았다.? 그는 “이교도들의 이야기들은 하나님이 그들에게서 발견한 이미지를 사용해서 시인들의 마음을 통해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인 반면 기독교는 우리들이 ‘진정한 사건(real things)’이라고 부르는 것을 통해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그는 신화를 (최고의 수준에 있는 상상력) 사실이 아니라 진리를 전달하기 위해서 신의 실제들을 인간의 이야기 가운데 심어 놓은 일종의 구체화된 생각(incarnational thinking) 이라고 보았다. 크리스천들의 이야기 가운데 나오는 사건들은 역사적인 사실들이다. 그러나 “사실이 되었다 하여 더 이상 신화가 아닌 것은 아니다. 그것은 기적이다. . .진정한 크리스천이 되기 위해서는 역사적 사실에 동의하는 동시에 우리들이 모든 신화들과 조화하는 것과 같은 상상적인 포용력을 가지고 신화 역시 받아들여야 한다.".

루이스는 우리들은 실제적인고 역사적인 화육과 십자가와 부활을 믿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추상적인 신학적 언어는 우리 머리에 그것들의 중요성을 설명하여 줄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언어는 마음속에는 말해주지 못하며 사건의 충만한 의미와 적절성을 유도해 내지는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상상력이 필요한 것이며 성경에 많이 사용된 시적 언어가 적절한 이야기들을 통해서 신화적인 형태를 만들어 내었고 거기에서 사용된 이미지들은 진리를 우리들의 삶 속에 연결시키도록 사용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