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소개   ▒  

김준자의<커밍 아웃 프롬 더 클로젯-가족 중에 동성애자가 있을 때  

<늘푸른나무/책소개/2010년 8월>

커밍 아웃 프롬 더 클로젯(Coming out from the closet)
-가족 중에 동성애자가 있을 때-
김준자 지음

<Coming out from the closet-가족 중에 동성애자가 있을 때>라는 표지를 언 듯 봐서는 영어 책인가? 하는 의아심을 갖게 하는 특이한 책이 지난 6월 한국에서 출판되었다. 본지 <생활 칼럼> 칼럼니스트인 김준자 씨가 지은 이 책은 제목을 그대로 번역하면 <다락에서 나오다>가 되겠지만 동성애자들에 대해 사용할 경우 ‘동성애자들이 부끄러워서, 두려워서 감추던 성적취향을 친구, 가족, 동료들에게 알린다’는 뜻이 되기 때문에 그 뜻들을 함축한 영어 제목을 고집한 듯 하다.

책 소개를 부탁 받았을 때 특별히 관심을 가져보지는 안았지만 나름대로는 좀 알고 입장이 정리되어 있다고 생각되어 쉽게 승낙하였다. 미 연합감리교회에서는 오래 전부터 평신도 그릎 토의용 교재를 발행하는 등 동성애자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여 왔기에 미국에서는 무척 심각한 문제인가 보다는 문제의식을 갖게 되었고 ‘동성애는 미워하지만(성경에 죄라고 하였으니) 동성애자는 사랑하고 돌봐야 한다’는 정도로 입장을 정돈하였다. 그러나 주위에 그런 사람들이 없어 문제의 심각성을 전혀 느끼지 않고 지냈다.

필자가 살고 있는 시카고는 소돔과 고모라는 아니지만 동성애자들이 모여 산다는 동네가 있고 동성애자들이 즐겨 찾는 Bar들과 가게들이 몰려있으며 1년에 한번씩 게이들이 큰 퍼레이드를 벌리는 Halsted라는 거리가 있다. 무지개 색깔의 선이 동성애자들을 상징한다는 것도 여기에서 알았다. 얼마 전 이 지역에 위치한 한 UMC 교회의 목사가 동성애자 교인들에게 성찬의식에 참여하도록 허용하였다고 하여 교인들 사이에 문제가 되어 다른 교회로 좌천되는 것을 보면서 아직도 갈 길이 먼가 보다 생각하였고 동성애자들이 이상한 복장과 화장을 하고 Halstead거리를 다니는 것을 보면 때로 혐오감이 드는 것도 솔직한 심정이었다.

무지개 색깔로 제명이 쓰여진 <Coming out from the closet>을 받아 들었을 때의 감정은 친근감과는 거리가 멀었다. <커밍아웃 프롬 더 클로셋>의 서평을 써주실 수 있겠습니까? 하고 물었던 저자의 물음이 무슨 뜻이었는지 짐작이 갔다.

지은이는 이러한 낮 선 세계로 우리들을 끌고 들어간다. 길거리에서 이상한 행동으로 혐오감을 주는 게이들만이 아니라 동성애를 느끼면서 자신이 부끄럽고 두려워서 가족, 친구, 동료에게도 이야기하지 못하고 고민하는 동성애자들이 어쩌면 우리 주변에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여러 사람들의 증언을 통하여 설득력 있게 보여주면서 그들에 대한 사랑과 이해의 눈길로 과연 동성애자란 누구인가? 하는 물음을 갖도록 유도한다. 많은 사람들이 건성으로 알고 있는 동성애자들에 관한 최근의 정보들이 자세히 소개되고 책의 제목이 시사하듯 성(性)의 정체성을 밝히는 것이 본인과, 가족들의 행복한 삶을 위한 길임을 강조하면서 가족으로서 대처하여야 할 점들과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들이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다.

동성애가 죄냐? 아니냐? 를 논하자는 책이 아니다. 동성결혼을 허용해야 하느냐? 반대해야 하느냐?를 따지지도 않는다. 그런 것을 기대한다면 별 도움이 안될 것이다. 그러나 병이 아니기 때문에 고칠수도 없다는 최근 연구결과를 접하면서 가족이 아니더라도 기존윤리기준이나 관습보다는 사랑과 이해로 감싸 보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는 친구나 지도자나 성직자라면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미켈란제로나 다 빈치, 챠이코프스키 등이 동성애자였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한 천부적인 재능을 놓쳐버리지 않기 위해서도 그들을 이해하고 격려하는 것은 필수이며 무엇보다도 사랑하는 자녀나 친구의 행복을 위해서 그들에 대한 이해와 수용은 필수적인 것이다.

요즈음 동성애를 다룬 김수현 작가의 연속극 <인생은 아름다워>가 시청자들 사이에 인기라고 한다. 단순한 호기심에서 보다 깊은 이해로 한 발자욱 더 나아가야 할 단계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그런면에서 시야를 넓혀주는 좋은 안내서가 될것이다.(김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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