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푸른나무/인물로 배우는 아메리카/2017년 1월>

데오도어 루즈벨트(Theodore Roosevelt 1858-1919)

-정부의 구조적 부패를 개혁하고 민주주의의 내실을 다진-

미국의 역대 대통령 가운에 가장 위대했던 대통령 4인을 꼽으라면 사우스 다코타 주의 러시모어에 조각되어 있는 4인의 대통령을 꼽는데 주저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을 것이다.

독립전쟁을 진두지휘하고 초대와 2대 대통령을 역임한 죠오지 와싱톤, 독립선언서를 기초하고 3,4대 대통령을 역임하면서 미국의 영토를 서부로까지 확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토마스 제퍼슨, 노예문제를 둘러싸고 남과 북이 대립하여 전쟁에까지 치달았을 때 전쟁을 감수하면서까지 미국의 고질병이라고 할 수 있는 노예문제를 해결하고 남북을 다시 하나로 이끌었던 아브라함 링컨 대통령 그리고 26대 대통령으로 20세기와 더불어 미국 번영의 시대를 활짝 열었던 데오도어 루즈벨트 대통령 등 4인의 대통령을 미국민들은 역사상 가장 위대했던 대통령으로 기억하고 기리고 있다.

그러나 데오도어 루즈벨트 대통령은1930년대의 대공황을 극복하면서 제2차 대전을 승리로 이끈 32대 대통령 프랭클린 루즈벨트와 혼동되면서 그의 업적이 가려지는 면이 없지 않으며 그의 업적이 주로 내실을 다지는 일이어서 크게 주목을 끌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데어도어 루즈벨트는1858년 10월 27일 뉴욕시에서 사업을 경영하면서 자선사업을 하던 데오도어 루즈벨트 Sr.의 4남매중 둘 째로 태어났다. 남동생 엘리어트(Elliot)의 딸인 질녀, 안나 에레놀 루즈벨트가 후에 프랭클린 D. 루즈벨트 대통령의 아내가 되었으니 프랭클린은 데오도어의 조카사위인 셈이다.

태어날 때부터 건강이 좋지 않았으며 특히 천식으로 고생하면서 건강이 나빠졌지만 격렬한 야외운동과 낙천적인 성격과 다양한 취미활동 등을 통해 의지로 병마를 극복하고 건강을 회복하였다.

건강때문에 정규학교교육을 포기하고 가정에서 기본교육을 받았으며 하바드에서 대학과정을 이수하였다. 그럼에도 그는 저서들을 통해서 역사가와 인기 작가로 문명(文名)을 날리게 되었으며 그의 자연에 대한 관심은 한때는 서부로 가서 소 목장을 경영하면서 서부일대를 탐험하기도 하였고 그의 자연에 대한 사랑은 후에 대통령이 되어 수많은 국립공원들을 지정하는 정책으로 연결되기도 하였다.

정부개혁에 관심이 많았던 루즈벨트는 뉴욕시장선거에서 낙선되자 해군에 입대하여 복무하였으며 스페인과의 전쟁에서 “Rough Rider(자원 기마대)”의 단원으로 공적을 남기면서 명성을 얻게되었다.

전쟁영웅으로 돌아온 그는 1898년 뉴욕주지사에 당선되었으며 1900년에는 McKinley 대통령과 함께 부통령으로 당선되었는데 다음해 1901년 9월 맥킨리 대통령이 암살을 당함으로 데오도어 루즈벨트가 대통령을 승계하였다. 이때 그의 나이 42세로 최연소 미국대통령이 되었으며 전혀 예상치 못했던 승진이었으나 1904년 재선되어 1909년까지 8년을 대통령으로 시무하면서 많은 개혁과 진보를 이루어 냈다.

1890년부터 1920년 까지 한 세대를 미국역사는 Progressive Era(진보의 시대)라고 부른다. 이 시대에는 전 미국에서 사회변화와 정치개혁이 널리 이루어졌는데 그 중심인물이 데어도어 루즈벨트이다. 진보운동의 주요 목표는 산업화, 도시화, 이민정책 그리고 정부의 부패에서 야기되는 문제들을 제거하자는 것으로 특히 정치머신과 보스라고 하는 정부의 구조적인 부패를 제거함으로 부패한 대의제도를 개혁하고 직접 민주주의의 기반을 확고히 하며 또한 독과점을 금하고 반 트러스트 법을 제정하여 모든 사람들이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하는 평등경제체제를 육성하려는 것이었다.

이외에도 루즈벨트는 자원보존에 우선권을 두어 수많은 새로운 국립공원들과, 보호림 들을 지정하였으며 외교정책에서는 중앙아메리에 중점을 두고 파나마 운하를 건설하고 미 해군을 보강하는 한편 미함대를 전 세계로 보내어 미국의 힘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는 국제관계에도 적극개입하여 1906년에는 러시아와 일본사이의 전쟁(구한말 조선에서 벌어진 일.러 전쟁)을 중재한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미국의 산야를 답사하고 야외에서 사냥을 즐기는 그의 활기찬 모습이 국민들에게 호감을 주었으며 대통령에 취임하자 전례가 없던 흑인 명사(교육자요 과학자였던 Booker T. Washington(1856-1915)를 백악관으로 초청해 식사를 함께 하는 등 폭 넓은 행보로 미국 민주주의와 미국 사회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하였다.

루즈벨트는 대통령에서 물러난 후에도 자신이 밀었던 후임자 태프트가 너무 보수적인 정책을 취하는데 불만을 가지고 1912년 진보당 후보로 출마하였으나 민주당의 우드로우 윌슨에게 패하였다. 그러나 윌슨이 재위 8년 동안 루즈벨트의 정책들을 잘 계승하여 진보의 세대를 이끌어 주었다.

여전히 건강한 가운데 개혁과 진보에 대한 관심을 가졌던 루즈벨트는 1920년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출마를 생각했던듯 하나 1919년 1월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60세의 생을 마쳤다.

루즈벨트는 대통령의 힘을 최대로 발휘하여 활기찬 진보의 시대를 이끌어 냈으며 일반시민들을 위한 “공정한 조치”를 만들려고 노력하였다. 미국의 역사가들은 루즈벨트가 미국정부의 부패를 뿌리뽑고 공정한 시민사회를 이루었다는 점에게 그에게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미국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인형가운데 테디 베어(teddy bear)가 있다. 사냥을 좋아하던 데어도어가 사냥을 나갔다가 새끼곰을 발견하고는 차마 총을 쏘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그 새끼곰 모형에 루즈벨트의 이름을 붙인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데어도어 루즈벨트와 친숙해진 미국의 어린이들은 자라면서 군복이나 등산복을 입은 늠름하고 신뢰가 가는 그의 모습에서 미국의 진전(進展)을 이끌었던 지도자의 비젼을 상기하는듯 하다.